당산 일대의 코인노래방을 다니며 다들 기기 세팅을 그저 기본값으로 두고 부르는 꼴을 보면 참을 수가 없다. 보통 사람들은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가서 동전을 넣고 화면에 뜨는 첫 곡을 누르지만, 사실 기기마다 출력되는 음향의 주파수 대역이 미묘하게 다르다. 어떤 곳은 저음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런 경우 가수의 목소리는 묻히고 반주만 둥둥거리기 십상이다. 코인노래방의 환경이 좁고 밀폐된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세팅은 소리의 왜곡을 불러와 귀를 피로하게 만들 뿐이다. 왜 다들 그런 환경에서 목을 쥐어짜며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스피커의 위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본다. 천장에 매립된 스피커가 정수리 바로 위에 있는 방은 소리의 직진성이 강해서 가사 전달력이 좋다. 반면에 벽면 하단에 스피커가 있는 방은 소리가 몸을 타고 올라오는데, 이건 락 음악이나 저음이 강한 곡을 부를 때는 유리할지 몰라도 섬세한 발라드를 부르기에는 최악이다. 게다가 스피커 유닛의 노후화 정도에 따라 고음역대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기도 하는데, 이런 건 보통 마이크의 볼륨을 조금 낮추고 에코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사람들은 무조건 에코를 빵빵하게 올리면 노래가 잘 들린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그건 자신의 음정을 감추려는 비겁한 방식에 불과하다.
마이크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유선 마이크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옛날 방식에 갇혀 있는 거다. 요즘 보급된 무선 마이크들의 수신 감도가 얼마나 좋아졌는데, 아직도 선이 꼬이는 유선을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배터리 교체 주기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마이크 내부에 들어가는 건전지의 전압이 떨어지면 소리의 입력 레벨 자체가 달라진다. 본인이 부르는 노래의 맛을 살리고 싶다면 마이크를 잡는 각도도 중요하다. 마이크를 입과 수직으로 두지 말고 45도 정도로 기울여서 잡아야 치찰음이 덜 섞이고 더 깔끔한 소리가 들어간다는 건 기본 상식 중의 기본이다.
결국 노래방이라는 공간은 소리를 소비하는 장소가 아니라, 소리를 제어하는 법을 배우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당산의 코인노래방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기들은 대부분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 그러니까 기기 탓을 하기보다는, 그 좁은 방 안에서 어떻게 내 목소리를 깎아내고 리버브를 조절할지 고민하는 게 훨씬 생산적이다. 사람들이 무조건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게 노래를 잘하는 거라고 믿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은 없다. 소음이 아닌 음악을 만들고 싶다면, 방에 들어가자마자 기기 세팅부터 살펴보고 마이크의 감도를 내 목소리에 맞게 최적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기만 해서는 평생 본인의 소리도 찾지 못할 테니 말이다.